작성일 : 19-07-22 02:39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기업의 실체
 글쓴이 : 이대호
조회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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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WqbmhQKZ8IU&t=52s
여기 회사 사장이 예전 능×협회 상장사 하던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
결국 일하기 좋은 기업은 다 뻥인가 보네요.


해마다 연말이면 언론에 크게 보도되는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상’은 돈만 내면 누구나 받을 수 있고, 언론은 상을 주최하는 단체로부터 돈을 받고 기사를 써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17년째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상'을 주최해 온 글로벌단체(GPTW 인스티튜트)는 거액의 돈을 낸 응모 기업 전체에 상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상을 받기 위한 비용은 기업 당 5천만 원에서 1억 원 선이었다. 일부 언론사들은 주최 측으로부터 5천만 원 정도의 돈을 받고 수상 기업들을 홍보하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실었다고 단체 관계자들은 증언했다.

신한카드, 한국공항공사, 한화생명 등 40개 기업이 2018년 수상 기업들이고, 조선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가 관련 기사를 실은 언론사들이다.

'Great Place To Work'(일하기 좋은 직장)의 약자인 GPTW는 1990년 미국에서 설립돼 전 세계 50여 개 나라에 회원사를 둔 국제 조직이다. 매년 미국 잡지 포브스(Forbes)와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Best 100 Companies to Work For) ' 명단을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GPTW 인스티튜트(전 GWP 코리아)는 GPTW의 라이선스를 가진 한국 파트너이다.

 

돈 내고 응모만 하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취재진은 지난 2016년부터 이 상의 심사위원을 맡았던 GPTW 인스티튜트(이하 'GPTW') 내부 관계자를 만났다. 이 관계자는 적절한 심사 절차 없이 응모 기업 전체에 상을 줬다고 말했다. 심사위원회와 심사위원은 이름만 있을 뿐, 실제 심사위원회가 소집되거나 의견을 청취하는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 지난 11월 8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18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시상식
GPTW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심사 절차는 GPTW 고유의 평가 시스템인 '직원 만족도 설문조사(Trust Index, TI지수)', '직원 주관식 답변 분석(Employee Comment)', '공적서 평가(Culture Audit)' 등 모두 3단계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GPTW 본사로부터 제공받아 온라인에서 시행되는 1단계 직원 만족도 설문조사만 이뤄질 뿐 2, 3단계의 심사 절차는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1단계 조사에서 점수가 현저히 낮아도 수상에는 문제가 없었다. 지난해 수상사 가운데는 직원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30~50점 대, 즉 상식적으로 '낙제점'인 기업들도 있었다. 똑같은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미국의 100대 기업들은 최소 85점 이상을 받았다.

심사위원의 역할은 시상식에서 주최 측이 준비한 원고를 그대로 읽는 것에 그쳤다. 2018년 시상식에서는 180여 개 기업이 응모해 40개 업체가 선정됐다고 발표됐지만, 실제 응모한 기업은 수상한 40개 기업이 전부였다. 180여 개라는 숫자는 응모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수상사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본사의 지침에 따라 임의로 부풀어진 숫자로 추정된다. 심사위원이었던 관계자는 응모사 수가 조작된 것에 대해 주최 측에 항의했지만 관행이라는 이유로 무시됐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접촉한 또 다른 심사위원 역시 심사 자체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시상식을 앞두고 갑자기 발표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GPTW 측이 제대로 심사를 진행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직장 내 왕따 자살’ 신한카드는 명예의 전당으로

지난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및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된 기업은 모두 40개다. 신한카드는 10년 연속으로 대상을 수상해 이른바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신한카드 등은 ‘아시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BNK부산은행과 한국마즈도 9년 연속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수상사 가운데는 공기업도 많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7년, K-Water(한국수자원공사), 한국공항공사는 6년 연속 수상했다. (전체 수상 기업 명단은 맨 아래에서 볼 수 있다.)

정작 수상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자신의 회사가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기업별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는 이 상의 선정 기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직원들의 글이 상당수 올라왔다. (직원들의 실제 반응들은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선정되기에 심각한 결격 사유를 가지고 있는 기업도 수상사에 포함됐다. 지난해 이른바 '명예의 전당'에 오른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4월 직장 내 따돌림으로 인한 직원 자살, 지난해 7월 콜센터 협력업체 직원에 대한 인권 침해 등 조직 문화로 인해 발생한 사건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상 받으려면 5천만 원~1억 원”

수소문 끝에 만난 GPTW 전직 직원들은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상’이 사실상 '상 장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응모한 기업이 상을 받기 위해 GPTW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총 5천만 원~1억 원 수준이다.

직원 만족도 평가(Trust Index) 비용을 포함한 기본 응모비는 800~1,200만 원. 여기에 처음 응모하거나 직원 만족도 평가 점수가 현저히 낮게 나온 기업에게는 컨설팅 명목으로 추가 800만 원을 받는다.

수상사로 선정된 이후에는 연합 홍보비 명목으로 별도의 비용을 받는다. 언론 지면에 기사를 싣는 대가로 기업 당 3,000만 원에서 1억 원을 요구한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에서 개최되는 시상식 참가비도 GPTW에겐 적잖은 수입원이다. 참가비는 1인당 30만 원 꼴이다.


▲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상’을 받고 언론 지면에 실리려면 5천만 원에서 1억 원 정도를 주최 측에 내야한다.
 

돈 받고 대서특필한 조선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GPTW가 공신력 있는 기관처럼 보였던 배경에는 매년 이 시상식을 대서특필해 준 언론이 있다. 지난해의 경우 조선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3개 중앙일간지와 월간 CEO, 대학내일 등 잡지사가 이 시상식을 특집 보도했다.

3개 중앙일간지는 별지 4개면 전면을 할애해 수상 기업들의 개별 사례를 상세히 다뤘다. '일하기 좋은 기업'과 관련된 특집기사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CEO가 직원들을 자주 찾아 의견을 청취한다는 식의 'CEO 띄워주기'가 상당 부분 차지했다.


▲ 11월 8일자 조선일보 별지, '2018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특집 보도. 주최 측이 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줬다고 전 직원들은 증언했다.
GPTW의 전 직원들은 기업이 직접 작성한 공적서 내용을 언론들이 짜깁기해 보도하다 보니 빚어진 현상이라고 말했다. GPTW가 연합홍보에 참여한 ‘기업들이 작성한 기사’를 받아서 언론사에 전달한다고 이들은 말했다. 신문 발행을 앞두고는 GPTW 직원이 직접 언론사에 찾아가 기사 배치 등 편집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고 한다.

언론이 이처럼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지면을 대대적으로 할애하는 이유는 돈이다. GPTW 전 직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일간지 4면에 특집기사를 싣는 대가로 지불한 광고비는 언론사당 5,000만 원 선이다. 매년 시상식 때가 되면 광고비를 둘러싼 흥정이 벌어지는가 하면, 더 낮은 가격에 기사를 실어 주겠다는 다른 언론사의 문의도 잇따른다고 한다.

취재진은 지난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시상식을 특집 보도한 언론사들에 경위를 물었다.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GPTW의 경력, 전문성을 고려해 기사화가 결정된 것이라며, 시상식의 취지를 고려할 때 광고성 기사라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출 80% 이익”...돈되는 ‘상 장사’

GPTW의 전 직원들은 ‘시상식 사업’이 매출의 80% 이상을 남기는 알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GPTW 미국 본사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이용한 대가로 지출하는 12.5%의 로열티와 각종 운영 경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매출은 모두 순이익이 된다는 말이다. GPTW가 시상식을 통해 연간 벌어들이는 총 순익은 10억 원 규모라고 전 직원들은 말했다.

취재진은 관련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 GPTW 대표 지 모 씨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다.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상세한 취재 내용을 전달하고 입장을 요청했지만 끝내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GPTW 미국 본사에도 2차례 이메일을 통해 한국 파트너사의 운영 실태에 대해 의견을 물었지만 회신이 없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간업체가 주도하는 이 같은 시상식에서 부실한 심사가 이뤄지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정해진 심사 절차를 따르지 않고 이른바 '블랙박스', 즉 '정무적 판단'이라는 명목으로 주최 측이 수상사를 임의로 선정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글로벌 본사의 지침이라도 있는 GPTW의 경우는 오히려 나은 축에 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관련 청원입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IYprY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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